한국과 일본을 비교할 때 흔히 물가는 5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일본 물가가 한국보다 5배 비싸다는 얘기다. 그럼 한일 양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입장권 가격은 어떨까.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파는 월드컵 입장권이 일본보다 5배는 싸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실정은 달라 양국의 월드컵 티켓 가격은 똑같다. 입장권 가격이 일본 수준에 맞춰 너무 비싸다 보니 국내 경기에는 관중석이 텅텅 비기 일쑤다.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공짜 동원 관중이 등장하기도 했다. 비싼 돈 주고 표를 사서 들어온 팬의 항의가 이어졌다. 국내 입장권 판매 부진에 너무 비싸게 책정된 가격이 한몫한 셈이었다.
이와 관련 국제축구연맹(FIFA) 미셸 젠 루피넨 사무총장은 13일 서울 삼성동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소득수준이 다른데도 한국 내 경기 입장권 가격을 일본 내 가격과 동등하게 책정한 것은 FIFA의 실수”라고 뒤늦게 시인했다. 한국 관중이 자국 경기를 볼 때 일본관중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
입장권 가격과 관련해 한일 양국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같은 가격에 팔기로 하고 FIFA도 여기에 동의했었다. 젠 루피넨 사무총장은 또 대회 초반 대규모 공석사태에 대해 FIFA를 비롯해 양국 조직위, 입장권 판매 대행업체인 바이롬사가 동반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관중석에 빈자리가 많아진 가장 큰 원인은 블록단위로 입장권을 단체 구매한 각국 축구협회가 티켓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비록 관중이 들지는 못했어도 입장권 가격은 지불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한편 FIFA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바이롬은 14일까지 16강전부터 3-4위결정전까지 국내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대한 입장권 판매 방식을 확정하기로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