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진행할 때보다 더 부드럽고 신선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스포츠 전문 MC인 이은하씨(31)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이은하의 아이 러브 스포츠’(매일 밤 9시30분, 표준 FM 95.9MHz)가 소리소문 없이 스포츠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뉴스데스크’ 라디오 방송에 이어 나오는 이 프로그램은 매일의 경기 결과, 스타와 청취자의 전화 데이트, 현장 뒷얘기, 스포츠 퀴즈, 생활스포츠 배우기 등으로 꾸며진다.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데도 인기를 끄는 비결은 이씨의 상큼한 목소리와 독특한 진행방식 때문. 예컨대 코너 하나가 끝나면 이런 멘트가 나온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이은하의 아이 러브 스포츠를 듣고 계십니다. 저는 축구선수 안정환입니다.” 스포츠 스타의 목소리 ‘카메오’(깜짝 출연)는 이씨가 현장에 직접 가서 녹음해 온 것들이다.
한·일 월드컵 직전부터는 방송시간도 30분에서 50분으로 늘리고 현장 취재기자나 각국 통신원을 연결해 다양한 축구 관련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강석씨도 공동 진행자로 긴급 투입됐다.
경영학도 출신의 ‘만능 스포츠우먼’인 이씨는 95년 MBC 라디오 공채 리포터로 입사, 98년부터 스포츠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해 MBC 방송대상 리포터상을 받았으며 올해 4월1일부터 ‘아이 러브 스포츠’ 진행자로 변신했다.
그동안 30여 종목 1000여명의 선수를 취재했다는 이씨는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면서 “앞으로 스포츠 전문 TV 앵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상 주간동아 기자 doppel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