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아파트의 재건축 용적률이 200%로 제한되자 잠실이나 도곡동 등 강남 일대 저밀도 단지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사업 여건이 일반 재건축 단지보다 낫고 속도가 빨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
잠실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개포지구 용적률이 확정 발표된 11일 하루 동안 그간 나온 매물들이 한꺼번에 소화됐다”며 “지금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추이를 지켜보며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도 올랐다. 주민 이주가 진행중인 잠실 4단지 17평형 매매가는 4억1500만∼4억2000만원. 지난주 초보다 500만원가량 뛰었다.
청담 도곡지구도 마찬가지. 도곡동 K공인 관계자는 “가장 먼저 사업승인을 받은 도곡주공 저층 13평형이 일주일 사이에 500만원이 오른 5억4000만∼5억5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호가가 치솟고 있다”고 귀띔했다.
저밀도지구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용적률 차별화’ 때문. 기존 아파트 층수나 입지여건은 개포지구 등 일반 재건축 대상 단지와 비슷한데도 허용 용적률은 250% 이상이다.
용적률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 용적률이 높을수록 새로 짓는 아파트의 평형이 넓어지고 가구수가 많아진다. 그만큼 기존 아파트 주민들이 내야 하는 부담금은 줄어든다.재건축의 최대 난관인 용적률이 확정된 덕분에 사업 속도도 빠르다. 반면 개포지구나 둔촌지구, 고덕지구 등 대규모 재건축 대상 단지는 아직까지 사업 규모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