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하긴 하지만 부모가 직접 담당하기에는 껄끄러운 문제가 성교육이다. 최근 이 같은 부모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다양한 청소년 성교육 기관이 개설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조숙할 뿐만 아니라 성에 눈을 뜨는 시기도 빨라져 초등학교 3학년 정도면 벌써 성에 관심을 보인다. ‘클릭’만 몇 번 하면 쏟아져 들어오는 음란물의 홍수 속에서 아이들은 성에 대한 환상이나 왜곡된 성지식을 갖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기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임기응변으로 넘어가기 일쑤다. 이런 경우 부모는 성에 대한 자녀의 호기심을 억누르지 말고 발달 단계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02-338-7480)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장을 구축해 5월부터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교생, 보호시설에 수용된 10대 청소년, 학업 중퇴자 등이다.
이곳에서는 성문화 전시관이 운영되고 향락문화 현황, 임신, 낙태, 성폭력, 생명관 등 성 관련물이 전시된다. 특히 자녀에게 인터넷 홈페이지(www.youth-n.com)의 ‘알고 싶은 성’ 코너를 방문해 묻고 답하기 형태의 성 이야기를 읽어보도록 하면 아주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99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서 문을 연 ‘청소년성문화센터’(02-677-9220·aha.ymca.or.kr)에서는 보고 느끼고 토론하는 성교육으로 청소년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디오 상영, 여자 남자의 몸, 피임 상식, 수정 과정, 자궁 속 아이의 성장 과정을 실물모형으로 만들어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다. 교육료는 1인당 500원.
인기 성교육 강사인 구성애씨가 설립한 ‘아우성’은 비공개, 공개, 학부모 상담실, 쪽지 질문 등으로 성과 관련된 내용을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9sungae.com)의 ‘아이와 함께 하는 성교육’ 코너에서는 성놀이와 장난, 성폭행 대처, 위생, 매너 등의 성교육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유아 성교육을 위한 인형극은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훌륭한 교육자료가 될 것이다.
‘사랑 나눔회’는 혼전 순결, 자연 피임,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자연적 가족계획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인터넷 사이트(www.sarangnanum.com/frame.htm)에 들어가 ‘생명의 신비’를 클릭하면 생명의 잉태에서 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만화로 볼 수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