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국민의 영웅이 된 앙리 카마라
세네갈 브뤼노 메추 감독의 ‘연막 전술’이었을까. 부상으로 뛰기 어려울 것이라던 앙리 카마라는 16일 누구보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메추 감독은 전날 “앙리 카마라의 상태가 좋지 않아 스웨덴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당일 메추 감독에게는 대안이 없었다. 결국 카마라는 경기에 투입됐고 그는 월드컵에 첫 출전한 조국 세네갈에 8강의 기쁨을 안겨줬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아무도 모른다.
세네갈의 오른쪽 날개 카마라는 이날 탁월한 스피드와 개인기를 선보이며 스웨덴 문전을 공략했다. 세네갈은 엘 하지 디우프가 왼쪽 스트라이커로 서고 카마라가 오른쪽에 포진했지만 수시로 자리를 맞바꾸며 스웨덴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드리블이 좋은 디우프가 상대 수비수를 달고 다니며 공을 끄는 선수라면 카마라는 단번에 수비수를 제치고 골문 쪽으로 파고드는 스타일. 이날도 카마라는 자신의 장기를 충분히 발휘했다.
특히 이날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카마라의 기회 포착 능력. 디우프와 파프 티아우의 지원을 받은 카마라는 세네갈 선수 중 가장 많은 5차례의 슈팅을 터뜨렸고, 이중 2개를 골로 연결시켰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어낸 것.
1m76, 67㎏. 스트라이커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카마라는 스웨덴의 장신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그라스호퍼 소속으로 2001년 스위스리그 우승 멤버인 카마라는 현재 팀을 옮겨 프랑스 세당에서 뛰고 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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