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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성실한 일본은 '기분파 터키'를 이긴다

입력 | 2002-06-17 20:30:00


일본이 18일, 16강전에서 맞붙게 될 상대는 48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한 터키다. 발놀림이 정교하고, 다른 유럽세와는 조금 그 스타일이 다르다. 일본이 파고들 수 있는 헛점은 어딜까.

터키대표에는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리그에서 활동한 해외파가 10명이나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럽무대에 급속하게 등장한 터키 최강팀 가라타사라이 소속은 5명이지만 해외파 10명 중 6명은 이 가라타사라이 출신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젊은 선수 육성시스템을 구축해 온 가라타사라이의 성장과 함께 대표들도 발전했다.

미드필더 바슈튀르크와 같이 독일 출생의 터키 이주민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터키 축구협회의 아쿠스 부회장은 "독일인은 규율에 엄격하고 근면하다. 터키인에겐 찾기 힘든 모습으로 이주민 2세가 터키대표에 공헌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개개인 기술의 수준도 상당히 높다. 상대를 등지고도 아무 어려움 없이 볼을 유지한다. 유연한 하반신을 사용해 상대를 혼돈시키기도 하고 도움없이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가는 선수가 많다. 짧은 패스 교환도 정확하고,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창조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일본의 경계대상 1호는 왼쪽 사이드의 포드 하칸일 것이다. 3경기를 하는동안 팀 최다인 8개의 슛을 날렸고 팀의 5득점 중 4점에 공헌했다. 기술 뿐 아니라 스피드도 겸비했다. 하칸이 왼쪽을 돌파하기 시작하면 일본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브라질전에선 바슈튀르크의 크로스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중국전에서 3번째 뽑아낸 골은 절묘한 타이밍에 왼쪽으로 침투해 포드 엠레 벨로졸루의 크로스를 받은 다음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포드 위미트 다발라에게 센터링했다.

그렇다고 항상 왼쪽이라고도 장담 못한다. 중앙 침투도 경계 대상이다. 중국전의 선제골이 그 예다. 하산의 중앙침투로 세로 패스를 받고 나서 상대 수비수끼리의 실수를 유도해 골을 넣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포스트플레이에서 미드필더 엠레 벨로졸루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가라다사라이소속. 같은 팀 알타일 부회장이 "해외에서 많은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고 이 중 가장 높은 곳은 1500만 달러(약 19억엔)"이라 밝힌 바 있듯 앞으로 유럽시장에서 터키 선수들 끌어들이기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나카타 히데토시와 함께 이탈리아 파르마 소속인 포드 하칸슈퀴르는 유럽예선에서 5득점을 올린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 득점은 없지만 이 선수도 마크대상이다. 바슈튀르크, 투가이, 위미트 다발라 등의 선수들은 무슨 일이 일으킬지 모른다.

하지만 터키의 예선전 경기에는 움직임이 멈춰버리는 '공백의 시간'이 보였고 바로 이것을 일본대표들은 노려야 할 것이다.

브라질전의 패배와 코스타리카전의 무승부는 모두 체력을 다한 막판에 실점한 것이였다. 중국전도 시작 9분만에 2득점을 올려 안심한 탓일까 그 후 움직임은 둔했다. 90분간 일정한 페이스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하는 약점도 있다.

터키전의 또 하나의 어려움은 그들의 플레이가 거칠다는 점이다. 실점하면 이성을 잃는 장면을 여러번 봤다.

브라질전에서 역전되자 볼을 기다리던 리하우드를 향해 하칸 윈살이 거칠게 볼을 차는 바람에 퇴장 당됐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오른쪽 미드필더의 엠레 벨로졸루가 벤치로 들어간 볼을 좀처럼 주려하지 않던 상대 감독을 밀어 경고를 받은 적 있다.

엠레 벨로졸루와 센터백의 엠레 아시크가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일본에게 행운이다. '성실한 일본'이 '기분파 터키'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