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한국학 창시자’로 불리는 수미야바타르 발단도르지인(66·사진) 몽골 사회과학원 어문연구소 수석연구원이 18∼20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리는 ‘환태평양 한국학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했다.
17일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만난 그는 ‘서미달(徐美達·수미야바타르의 발음을 딴 것)’이라는 한국 이름이 적힌 명함을 건넸다. 그는 1990년부터 6년간 단국대 어문학과 객원교수로 강의한 적이 있어 한국이 제2의 고향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13세기경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밝힌 논문 ‘가라코룸(몽골의 옛 수도) 고분 출토 인장문 해독’을 발표한다. 지난해 이 고분에서 출토된 인장 앞면에 파스파 문자(파스파가 원 세조의 명을 받아 만든 몽골문자)가, 뒷면에는 한자가 적혀 있는데 이는 몽골과 고려가 한자문화권에 함께 속해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것. 그는 특히 “몽골 호부장관(요즘의 재경부 장관)의 인장이 발견된 것이 처음인데다 인장을 제작한 빌릭투칸의 부친인 토곤티무르 각간이 고려에서 기씨와 결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고려와 원나라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1954년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 어문학부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1960년 졸업했다. 몽골 사회과학원에서 43년간 한반도와 몽골의 역사 문화 관계를 계속 연구했고 ‘13세기 몽-한 관계사’ ‘몽-한 기원 및 언어관계’ ‘한국 역사책에서의 몽골과 몽골언어’ ‘원조 비사’ 등 저서를 발표하기도 했다.그는 “한국학은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 한자에 대한 지식을 계속 쌓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중앙아시아와 한반도 관계로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