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말기 몰락하는 양반집 종부(宗婦)들의 인생역정을 묘사한 고 최명희(崔明姬)씨의 대하소설 ‘혼불’이 창작 음악극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창작 음악극 ‘혼불’은 22일 오후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 무대에서 첫선을 보이며 24일까지 3일간 공연된다.
이 음악극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병천씨가 대본을, 국악 작곡가 지성호씨가 작곡을, 전북대 장인숙 교수가 안무를, 전주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인 우석대 심인택교수가 총감독과 지휘를 각각 맡았다.
음악극 ‘혼불’은 일제 강점기인 1930∼1940년대 전북 남원의 한 양반가에서 쓰러져가는 종가를 지키려는 종부 3대와 이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렸다.
특히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키려 하는 양반사회의 기품과 서민들의 애환을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그려 냈고 무대공간을 만주까지 넓혀 그 곳 조선인들의 비극적인 삶과 민족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서양의 합창과 무용, 국악등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으로 전주시립국악단과 합창단,극단 등 200여명이 참여하며 공연시간은 2시간 30분.
전주시 관계자는 “현대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전주 출신 최씨의 작품을 전주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음악극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