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양대 계파 모임인 쇄신연대와 중도개혁포럼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벌어지고 있는 노선 대립 과정에서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입장을 각각 대변하면서 당내 갈등이 두 계파간의 권력투쟁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대리전 심화〓중개포 대변인격인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20일 전체회의가 끝난 후 “(주류 측의) ‘밀어붙이기’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쇄신연대 측과 본격 세 대결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쇄신연대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인식을 반영한 얘기였다.
실제 중개포 측은 ‘노 후보-한 대표 체제’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인식 아래 지도부 인책론을 계속 제기하며 ‘8·8’ 재·보선 이후 쇄신연대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방침을 정리해놓고 있다.
주류 측 입장을 대변해온 쇄신연대 측의 결의도 만만치 않다. 쇄신연대 총간사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그동안 당권을 잡고 있던 중개포 측이 경선 이후 비주류가 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러나 최근 움직임은 당내 분열만 가중시키는 명분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중심축을 이룰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회(위원장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의 경우도 노 후보의 개혁프로그램을 이슈화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이에 부정적인 중개포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세력과 불가피하게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우려〓고진부(高珍富) 의원 등 중개포 일부 회원들은 “지난해 9월 출범할 때는 당내 어느 세력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개혁’을 표방해 가입했다”며 “정파화한다면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탈퇴 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동교동 구파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쇄신연대가 당 밖에서 따로 회의해서 발표하면 당이 따라가는 형국”이라며 쇄신연대에 의존하는 듯한 당 지도부의 자세를 강력히 비판했다.
한 중진의원은 “쇄신연대와 중개포가 노골적으로 정치세력화를 지향하고 있어 ‘당내 당’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중도개혁포럼과 쇄신연대 중도개혁포럼쇄신연대설립시기2001년 9월2001년 11월취지 및 배경-김대중 대통령의 중도개혁 노선계승 발전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이 설립 주도-‘10·25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5개 쇄신파 모임이 연대
-당·정·청 쇄신 요구주요 인물정균환 박병석 설송웅 등 59명장영달 신기남 추미애 등 32명※일부 의원은 양측 모임에 중복 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