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2일(한국시간)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 외교부 왕이(王毅) 부부장에게 중국 정부가 탈북자문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성의있게 처리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미 국무부의 초청으로 방미하는 왕이 부부장이 미국 측과 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1일 상원 법사위 이민소위 탈북자 청문회에서 “북-미대화 재개시 탈북자 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관리가 이 문제를 북-미대화 의제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서 듀이 국무부 이민·난민담당 차관보도 이날 청문회에서 “국무부는 현재 중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정책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북-중 국경에 접근해 탈북자 실태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한국 시위단이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발생한 한국외교관 폭행사태에 대해 항의하면서 주한 중국대사관 옆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등 한국에서 반중(反中) 감정이 확산되는 데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우려와 항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1일 오후 8시반에는 김모(30), 최모(27)라는 2명의 탈북 여성이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 신분을 위장하고 들어와 한국행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은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보호 중인 23명과, 중국 공안이 강제로 연행한 원모씨(56), 캐나다 대사관에 들어간 2명 등 26명으로 늘어났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