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무더위에다가 월드컵 응원과 관전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허약해진 체력을 그냥 놔두면 가을에 병에 걸리기 쉽다. 또 더위로 인한 병을 제때 풀지 않으면 다음 해 여름에 재발해 심한 고생을 하게 된다. 피로는 신체 각 부위에 통증을 가져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정신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밤새워 TV를 본 다음 눈이 피로하고 머리가 지끈거리며 어깨가 결릴 때에는 뜨거운 소금물을 수건에 적셔 눈두덩이에 대면 머리와 목덜미의 피로까지 가신다.
또 등뼈 양쪽 살이 도톰한 부위를 목덜미에서 아래쪽으로 계속 눌러주면 피로가 풀린다. 양 관자놀이를 지긋이 누르고 비비면 효과적이다.
하루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가장 손쉬운 법은 목욕이다.
출근 전 아침에 섭씨 42∼43도의 뜨거운 물 속에 2∼3분 동안 몸을 담그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퇴근 후 어깨가 결리고 몸이 찌뿌드드할 때에는 섭씨 39∼41도의 미지근한 물에 10∼20분 정도 들어가 느긋하게 몸을 덥힌다. 몸의 긴장이 풀어져 피로가 서서히 가시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고온반복(高溫反復) 목욕법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도 피로가 풀린다. 섭씨 43도의 뜨거운 물에 3∼4분 정도 잠겨 있다가 땀이 흠뻑 나거든 일단 나와 2∼3분 쉬면서 땀을 식힌다. 이런 방법을 2∼3차례 거듭한다.
불안, 초조, 신경과민,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피로를 푸는 데에는 섭씨 39∼41도의 미지근한 물에 15∼30분 정도 느긋이 잠겨 있는 저온장시간(低溫長時間) 목욕법이 좋다. 전문직 종사자나 어깨결림 신경통 등이 있는 중년층에 특히 효과적이다. 불면증 환자가 잠을 이루는데에도 좋다. 관절이 아플 때에도 통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혈압이나 심장을 걱정하는 사람도 저온욕은 혈관을 넓혀주어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혈압을 낮춰주므로 주기적으로 되풀이 하는 것이 좋다.
이완호흡도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우선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깊이 숨을 들여 마신 뒤 그대로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반쯤 내쉬고 다시 멈추었다가 남은 공기를 입으로 내쉰다. 2∼3회 반복하면서 ‘머릿속이 가벼워졌다’고 자기 암시를 한다. 다음으로 어깨의 힘을 빼고 천천히 목을 좌우로 번갈아 꺾는다. 이를 5∼6회 한 뒤 목에 힘을 빼고 뒤로 젖힌다. 이런 자세로 5∼10초 동안 있다가 반대로 머리를 숙이고 맨주먹으로 목줄기와 어깨를 두드린다.
어깨가 결리면 어깨와 목이 따뜻해질 때까지 문지른다. 팔에 힘을 뺀 뒤 어깨를 위로 치켜 올리고 한동안 있다가 갑자기 어깨를 떨구기를 몇차례 한 다음 어깨를 뒤에서 앞으로, 앞에서 뒤로 교대해가며 돌린다. 이런 방법을 매일 가볍게 반복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경섭·서울 강남경희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