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경씨(33·여)는 최근 한 달 사이에 10kg을 감량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 결과였다.
그녀는 그동안 간간이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을 했지만 살빼는 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평소 먹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은데 왜 살이 빠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영양 평가를 해보니 식사량은 매우 적고, 주로 군것질을 통해 1600㎉ 정도를 섭취하고 있었다.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도록 하고 이전에 좋아했던 수영을 일주일에 3∼5회 하라고 처방했다.
그러나 2주 후 다시 찾은 환자의 체중은 변화가 없었다. 수영을 1주일에 5회 했고 식사도 적게 하는데 왜 체중이 빠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원망섞인 목소리로 하소연하였다.
환자에게 물어보았다. 수영장에서 얼마나 운동했는지….
그녀는 수영을 조금만 해도 숨이 차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씨에게는 수영장에는 가지만 운동은 않고 서 있다 오는 전형적인 운동기피증이 있었다.
사실 많은 비만 환자들이 운동을 싫어 한다.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숨이 차고 땀이 많이 나고, 남들에게 살찐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특히 청소년 비만 환자들 중에는 축구를 해도 1시간 중 실제 10분 정도만 운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최씨에게 수영하는 시간을 최소 30분을 유지하고 힘들면 그냥 서있지 말고 물 속에서 걷도록 권하였다. 아울러 평소 걷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고 물병 팔 운동을 처방했다.
물병 팔 운동은 500㏄ 생수병에 물을 담아서 양손에 잡고 아령 운동하듯이 팔 운동을 하고, 걸을 때에 힘차게 팔을 움직이는 운동이다.
대부분 여성은 이 정도 가볍고 두께가 얇은 물병 운동을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이러한 근력 운동은 근육 양이 많아지게 되고 결국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운동으로는 생각보다 많은 열량을 소모하기 힘들다. 하지만 운동은 근육을 늘려 꾸준한 에너지 소모를 유도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 즉 살이 빠졌다가 다시 찌는 요요현상을 방지한다. 반면에 식사 감량은 초기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체중을 조절하려면 운동과 식사 요법을 꾸준히 같이 해야 한다.
양윤준·인제대의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