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리 존스
할리우드는 일찍부터 조연 배우 군(群)을 형성해왔다.
다음달 12일 개봉될 ‘맨 인 블랙2’에서 윌 스미스와 함께 출연하는 토미 리 존스는 할리우드의 간판 조연 배우. ‘도망자’에서 해리슨 포드를 쫓는 형사 역으로 1993년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언더 시즈’에서는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과 육탄전을 벌이는 미치광이 테러리스트로 나오는 등 팔색조 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펄프 픽션’을 연출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후계자로 알려진 하비 키틀은 ‘저수지의 개들’에서는 기관총을 난사하는 갱으로 나오다가 ‘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는 흡혈귀에 십자가로 맞서다 흡혈귀가 돼버리는 엽기적 캐릭터까지 소화했다.
할리우드의 악역 전문 조연의 간판으로는 게리 올드먼이 꼽힌다. ‘JFK’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용의자인 오스왈드를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그는 ‘레옹’ ‘제5원소’ ‘에어 포스 원’까지 악역을 맡고 있다. ‘데미지’에서 아들의 연인과 정사를 나누는 아버지 역을 맡았던 제레미 아이언스는 ‘다이 하드3’에서 인상적인 테러리스트를 맡은 이후 악역 조연을 주로 담당했다.
독립영화 출신 조연 전문 배우로는 스티브 부세미가 간판. ‘저수지의 개들’ ‘파고’ 등에서 특유의 염세적이고 세파에 찌든 듯한 신경질적인 얼굴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이들 할리우드 간판 조연들의 출연료는 웬만한 주연급 수준인 1000만달러 안팎. 씨네월드의 조철현 상무는 “기획단계에서 흑인과 백인의 출연 분량까지 따지는 할리우드는 조연의 비중도 치밀하게 계산함으로써 배우층이 두꺼워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