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가 필요하다.’
개울을 훌쩍 건너뛰듯 침체한 증시가 대세상승으로 가기에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 미국 증시는 불안하고 미국 기업의 실적은 실망스럽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은 더디고 삼성전자의 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멀어 보이는 대세 상승장까지 징검다리로 이용해야 할 투자처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철강 화학 등 소재주 △실적 호전 내수 우량주 △고배당 예상주 등을 꼽았다.
▽멀어보이는 대세 상승〓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은 D램 가격과 IT경기 회복을 전제로 3·4분기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추정 실적이 낮춰지면서 이 같은 대세관이 흔들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번 주 홍콩에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각 분야 애널리스트가 한국 증시와 주변 여건을 설명하는 행사다.
이 자리에서 정창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예상 수익이 당초 기대보다 적을 것 같다. 당분간 반도체 IT 분야가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끌지 못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D램 가격의 회복지연이 하반기 증시 반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은 18일 3·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4800억원에서 1조8235억원으로 낮췄다. 4·4분기 추정치도 2조5120억원에서 1조7903억원으로 조정했다. 동양증권도 3·4분기,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8% 낮춰 각각 2조원, 2조1600억원으로 예상했다.
▽철강 화학 소재주 주목〓한화증권 박시진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이 철강 화학 등 소재주에서 반도체 IT 관련주로 서서히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철강 화학 등 소재주가 계속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화학업종지수는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19일 768에서 25일 770선으로 상승했다. 철강 업종지수도 마찬가지. 5월31일 1,578에서 이달 25일에는 1,640으로 올랐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은 것으로 종합주가지수 하락과 비교하면 눈길을 끈다.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내수 우량주도 ‘징검다리 투자처’로 꼽혔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원화강세가 지속되기 때문에 수출 관련 주식의 비중을 낮추는 게 좋다. 대신 2·4분기 실적이 좋아졌는데도 침체된 시장 탓에 주목받지 못한 내수주를 사들일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로 삼성정밀 호남석유 금호전기 등을 추천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내수우량주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일 때까지 관심을 둘 만한 주”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 높은 종목도 매력〓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럴 땐 정기예금 이자율(연 4% 수준)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낼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둬도 좋다”고 조언했다.
배당수익률이 연 8%를 넘고 주가 변동폭이 작은 리츠(부동산투자신탁)주식도 증시 혼란기 때 보유해도 좋은 주식으로 꼽혔다. 상장 리츠주식은 교보메리츠와 코크렙1호 등 2개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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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우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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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