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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월드컵 '입심전쟁' 최후승자는?

입력 | 2002-06-25 17:56:00


《2002 한일월드컵이 클라이맥스에 달하면서 차범근 허정무 신문선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간판 해설 위원들이 벌이는 막바지 경쟁도 치열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월드컵 중계 시청률 순위가 MBC SBS KBS 순으로 고정되다시피해 이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한달여간 계속된 중계로 인해 ‘체력의 한계’마저 느낀다는 이들 3인의 3색 월드컵을 들어봤다.》

MBC 날카로운 차범근, 선수들 템포 맞춘 '전문가적 해설'

차 위원은 방송 3사의 월드컵 중계 방송 시청률 다툼에서 MBC를 1위로 이끌고 있다. 개막전이후 그가 맡은 중계 방송은 경쟁사보다 늘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MBC는 이에 대해 차 위원의 ‘전문가적 해설’덕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선수로 활약한데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한 차분한 해설이 시청자들에게 다가선다는 것. 차 위원은 “경기의 흐름을 앞서 가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움직임에 해설의 템포를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일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알게 된 세계적 축구 인사들을 쉽게 만나 월드컵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게 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말했다.

SBS 분위기 메이커 신문선, 과학적 자료-통계바탕 해설 중점

신문선 위원은 MBC보다 중계방송 시청률이 낮은 것에 대해 “중계 방송에서 지나친 비유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해설은 풍부하지만 수식이 많아 시청자들이 경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일부의 지적을 받았다.

신 위원은 그러나 “과학적 자료와 통계에 근거한 다변이 만담으로, 건조한 해설이 분석으로 간주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최근 인터넷의 ‘신문선 만담-차범근 해설’식 비교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신 위원은 “한달여간 해설하면서 목이 갈라지고 있다”며 “중계석이 의자 두 개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비좁은데다 별다른 냉방 시설도 없어 ‘찜통 해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차분한 허정무, 튀지않는 해설로 시청자 경기 집중

KBS는 프랑스-세네갈의 개막전을 제외하고 3사 중 계속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차범근과 신문선 위원의 해설 스타일을 둘러싸고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나 허 위원의 해설에 대해서는 호응이나 비난이 드물다. 허 위원은 “시청자들이 경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설자는 가능한 한 튀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황선홍 등 황선홍 등 직접 지도했던 선수들이 뛸 경우 사적 사적 감정을 배제하기가 쉽지 않아 간혹 한국전에서는 ‘응원조’의 해설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숨은 MVP’에 대해서는 “한국팀이 그동안 월드컵에서 실력있는 수문장이 아쉬웠는데 골키퍼 이운재가 그런 걱정을 크게 덜어냈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