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작품을 통해 감동을 주듯, 행정도 정책과 서비스를 통해 시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30일로 임기가 끝나는 고건(高建) 서울시장은 25일 펴낸 회고록 ‘행정도 예술이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 시장은 311쪽 분량인 이 책에서 “재임 초기 ‘복마전’이라는 서울시의 오명을 벗기 위해 시장 비서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성과주의 예산제도 등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이제 서울시는 더 이상 복마전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청렴’을 강조했다. 책 부제를 ‘고건의 그린 서울, 클린 서울 리포트’라고 달았을 정도다.
그는 196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당시 야당 국회의원이던 부친(고형곤씨) 때문에 3년반 동안 제대로 보직을 받지 못하면서 청렴해야 살아남는다는 ‘생존법칙’을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89년 관선 서울시장 시절 첫 삽을 떴던 2기 지하철 사업을 임기 내에 무사히 마무리한 점과 쓰레기 더미였던 난지도를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것 등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았다.
고 시장은 “외환위기 극복과 월드컵 개최 등 국가적 과제가 많았던 시기에 시정을 이끌었던 것은 행정가로서 하나의 행운이었다”며 “4년 동안 정성을 쏟았던 일들이 좋은 결실을 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