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적인 월드컵 거리응원의 틈을 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거리응원이 끝난 뒤 ‘카 세리머니’를 하자며 10대 여성들을 꾀어 성폭행한 혐의(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25일 조모씨(26·퀵서비스 배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이모씨(24·무직)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끝난 직후인 19일 오전 2시경 서울 중랑구 상봉동 동부시장에서 거리응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H양(16·검정고시 준비생) 등 10대 3명에게 “내 차를 타고 뒤풀이를 하자”고 꾀어 경기 남양주시 모 공사현장으로 끌고 가 H양을 성폭행한 혐의다.
H양 등은 경찰에서 “한국의 승리에 벅차고 흥분된 마음으로 아무 주저없이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타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조씨가 ‘한국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같은 수법으로 5명의 여성을 성폭행 했다’고 진술했다”며 “H양 외에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형사9부도 이날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는 거리응원 인파 속에서 여성 응원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박모씨(33)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10일 오후 4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앞 광장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중계되는 한국-미국전을 지켜보며 응원하던 이모양(16) 등 10대 2명을 성추행 한 혐의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