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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전사, 유럽서 "오래~오래오래"

입력 | 2002-06-25 18:42:00

안정환


“쏟아진 ‘진주’를 잡아라.”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비롯한 축구 변방의 활약이 두드러짐에 따라 해당 국가 대표팀의 선수들을 둘러싼 유럽 빅리그의 스카우트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을 비롯한 터키 세네갈 미국 대표팀의 선수들이 바로 집중적인 표적.
이탈리아 세리에 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3대 리그의 소속팀들은 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달음에 따라 에이전트들을 풀가동하면서 새로 떠오른 유망주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오름으로써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 유럽 빅리그 구단들은 한국대표팀 선수의 상당수가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해 스카우트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페루자가 ‘보복 방출’ 해프닝을 벌인 안정환을 비롯해 박지성 송종국 등 이번 대회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빅리그 구단들은 한국 젊은 선수들의 몸값이 능력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이번 대회 활약으로 병역문제가 해결됐다는 데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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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환측 "페루자 이적제의 거절"

안정환(26·부산)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을 비롯해 첼시, 웨스트햄, 풀햄 등 4개 팀이 영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2, 3개 구단과 스코틀랜드 리그 구단들도 구애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박지성(21·교토)은 포르투갈전 결승골 이후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프로팀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송종국(23·부산)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4, 5곳의 빅리그 구단과 접촉중이며 유상철(31·가시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표(25·안양), 김남일(25·전남) 등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해외 이적이 가능한 상태. 특히 송종국 김남일 이영표 등 히딩크 사단의 수제자 4, 5명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유럽 빅리그 팀으로 옮길 경우 함께 이동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밖에 차두리(21·고려대)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의 구단주가 웹사이트에 영입 의사를 직접 밝혀 독일 진출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J리그 구단들은 이천수(22·울산)를 탐내고 있다.

월드컵 첫 무대에서 8강 고지에 오른 세네갈 선수들은 ‘귀한 몸’ 대우를 받고 있다. 스트라이커 엘 하지 디우프(랑스)와 살리프 디아오(세당)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 입단키로 계약했고, 주장 알리우 시세(몽펠리우)는 버밍엄과 협상중이다. 개막전의 영웅 파프 부바 디오프(랑스), 플레이메이커 칼릴루 파디가(오세르), 앙리 카마라(세당)도 대폭 업그레이드된 조건으로 팀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도 8강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미국프로축구리그(MLS) 소속 ‘젊은 피’들의 빅리그 입성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기량을 확실히 입증한 랜던 도너번(새너제이)은 한때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던 분데스리가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미국 스피드 축구의 핵인 다마커스 비즐리(시카고)는 페루자가 낙점한 상태. 이 밖에 한국전 선제골의 주인공 클린트 매시스(메트로스타)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협상중이며 이미 유럽에 진출한 토니 새네(뉘른베르크), 존 오브라이언(아약스) 등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보다 큰 리그로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함께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룬 터키도 주전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이 잇따를 전망. 브라질과의 조별 리그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긴 스트라이커 하산 샤슈(갈라타사라이)와 미드필더 에르귄 펜베(갈라타사라이) 등이 집중적인 표적. 미드필더 위미트 다발라(갈라타사라이)는 이번 월드컵 활약을 계기로 임대 선수로 뛰고 있는 세리에 A의 AC밀란과 완전 이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