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마지막 남겨진 '유럽의 자존심' 독일 마저 무너뜨리라던 '아시아의 희망' 한국축구대표팀이 비록 패배했지만 일본인의 뜨거운 성원은 홈팀에 쏟았던 것 이상이었다.
25일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전을 생중계한 니혼TV 해설가 다케다 노부히로 전 일본국가대표는 한국팀이 아쉽게 0-1로 패배하자 "요코하마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볼 수 없어 아쉽다"면서 "독일을 상대로 한 한국의 시합 내용은 휼륭했다"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세계 축구에 남긴 아시아축구의 무서움, 아시아축구에 남긴 자극은 대단한 것이었다"고 결승진출이 좌절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이 남긴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도쿄 기온은 가을 날처럼 차가운 17도였으며 비가 종일 내렸지만 신쥬쿠의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는 쇼쿠안도리 오쿠보도리 가부키조에는 경기 시작 몇시간 전부터 한국인들이 군데 군데 모여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교통정리를 돕기 위한 출동한 경찰관들도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던 '한국 축제'에 익숙해진 듯 긴장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태도였다.
한국팀이 요코하마 결승전 진출이 좌절되자 식당이나 주차장 혹은 길거리에서 TV중계를 지켜보던 일본의 식당주인도, 회사원도, 택시운전사도 한국의 패배를 내일처럼 아쉬워했다.
TV를 통해 '아시아의 호랑이'가 치열한 경기를 벌이는 것을 지켜본 일본인들은 전반 도중 독일이 게임을 주도하는 기미가 보이자 "한국팀이 두 번이나 연장전을 치른 뒤라 조금 지친 기색이 보인다"면서 안타까와했다. 이어 "그렇지만 한국은 후반에 특히 강한 팀이라 기대된다"며 끝까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시합전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에 나간 한 리포터는 "한국에 매우 유리한 정보가 있다"면서 "역대 월드컵대회 사상 개최국과 차기개최 예정국이 3차례 대결했는데 개최국은 1승 2무로 한 차례도 진 적이 없다"며 한국팀은 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경기장에 입장한 일본인들은 대부분 한국 유니폼을 입고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인들은 한국 팬들이 비록 패배했지만 전원 스탠드에서 기립해 '대한민국'을 외치고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격려하자 "이 뜨거운 응원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국팀의 4강 진출을 만들어냈다"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