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사거리에서 응원하던 학생 등이눈물을 흘리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박영대기자
“축제는 계속돼야 한다. 달구벌에서 만나자.”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25일, 시민들은 비록 한국팀이 0-1로 졌지만 그 동안 보여준 선전에 힘찬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날 거리응원에 나선 700만명의 국민은 대부분 “선수들이 더 마음 아플 것”이라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제히 애국가와 ‘아리랑’을 부르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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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가 치러진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에 모인 33만명의 시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순간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일제히 박수를 치며 “잘했다”를 연호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 월드컵공원에서는 경기 종료 직후 10여분 동안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아 결승 진출 실패에 대한 시민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송혜남씨(22·여·서울 성동구 송정동)는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대구에서 열리는 3, 4위전에서는 꼭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6만4000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 악마’ 회원 2000여명이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쓰인 카드섹션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관중은 아슬아슬한 경기 장면이 나올 때마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팀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180만명이 몰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와 서울시청 앞 광장 일대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시민이 자리를 지키며 응원가를 불렀다.
세종로 사거리에서는 승패와 관계 없이 동아일보와 동아닷컴, LG가 공동으로 마련한 축포와 불꽃놀이, 레이저 빔쇼가 밤하늘을 밝히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거리에는 ‘히딩크, 2006년에도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아름다운 사람, 당신은 히딩크 입니다’라는 피켓이 밤거리를 수놓았으며 차분한 가운데 거리를 정돈하는 시민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내 일본기업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200여명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연회장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경기를 보며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서는 이 밖에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10만여명, 잠실야구장 3만7000여명 등 거리응원 사상 최대인 310만여명이 거리로 나와 응원전을 펼쳤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아파트단지에서, 직장에서, 술집에서 밤새도록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팀의 선전을 축하했다. 회사원 김선경씨(31·여·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은 “우리 선수들이 참으로 잘 싸웠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이만큼 해냈다는 사실을 쉽게 잊지 말고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 모두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팀이 독일에 패하자 전국 곳곳에서 열띤 응원을 벌이던 시민들은 일제히 아쉬운 탄식을 토해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은 ‘4강 신화’를 일궈낸 한국 대표팀에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날 인천 문학경기장 등 10곳에 마련된 야외 중계소에 모인 30여만명의 인천 시민은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미관광장에 모인 1만5000여명의 응원단은 경기 종료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박대웅씨(31·경기 고양시)는 “세계 4강에 든 것만으로도 더 없이 행복하다”며 “3, 4위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아주대 앞 도로는 안정환 선수의 선전을 기대하는 아주대학생들이 대거 몰려 응원전을 폈으나 안 선수의 골이 터지지 않자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부산지역은 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21개 공공장소에 36만여명이 모여 열띤 야외 응원전을 펼쳤지만 결승행이 좌절되자 다소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두 자리를 떴다.
경북도 내 49곳의 전광판 앞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응원하던 25만명의 경북 도민은 “아쉽지만 정말 자랑스럽다”며 한국 선수들을 격려했다.
광주 금남로 전남도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한국팀이 ‘전차군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패한 것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90분 내내 가슴 조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10만여 시민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한국팀의 결승행이 좌절된 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아쉽지만 잘 싸웠다”며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일부 시민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기도 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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