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76)는 내년 10월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의 개최 후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부총리가 뒤를 이을 것이라고 집권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가 25일 밝혔다.
할릴 야코브 UMNO 사무총장 겸 공보장관은 이날 UMNO 최고회의를 마친 뒤 국영 TV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마하티르 총리는 권력 이양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사임 전에 두 달간 휴가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2일 마하티르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동은 일단 정리 국면을 맞았다. 마하티르 총리는 내년 말 총리직 사퇴와 함께 UMNO와 범 여권인 국민전선의 당권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티르 총리의 퇴진이 확정됨으로써 말레이시아 총선도 예정보다 1년 앞당긴 올해 말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종자들은 마하티르 총리에게 1999년 비교적 득세했던 야당인 이슬람당의 인기 급락을 이용해 조기 총선 실시를 촉구해왔다.
후계자인 압둘라 부총리는 마하티르 총리가 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를 제거함에 따라 집권 여당의 제2인자로 부상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22일 UMNO 당 대회에서 당 총재직을 사임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으나 압둘라 부총리를 비롯한 당 간부들의 만류로 사임 결정을 철회하는 소동을 빚은 바 있다.
그의 사임 발표는 지금까지 다른 정치 지도자를 상상하지 못했던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으며, 비록 그가 권좌에 있을지라도 권력누수(레임 덕) 현상이 초래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콸라룸푸르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