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결승갔다”. [AP]
“월드컵 축구의 지형을 바꿔 놓았던 한국의 기적 같은 승리 행진은 결승전 문턱에서 끝났다.”(AP통신)
“비록 한국팀이 패했지만 이들이 이룬 경이로운 기록은 월드컵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미국 NBC방송)
“독일이 한국의 환상적인 월드컵 동화를 끝냈다.”(미 CNN방송)
“한국은 ‘안녕’을 고했지만 그들은 충분히 명예로웠다.”(스페인 일간지 라 방과르디아)
25일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팀에 0-1로 진 한국 선수들의 기량과 투혼에 세계 유수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외신들은 한국팀이 두 경기를 연장전까지 치르며 통과하는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커 끝내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전했고 일부 언론은 독일과의 대등한 경기로 심판판정에 대한 시비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선수들은 투지 있게 싸웠고 수비도 훌륭했지만 전반 8분 이천수의 날카로운 슈팅 이후 별다른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며 “독일의 주장이자 골키퍼인 올리버 칸은 이천수의 슛을 극적으로 막아냄으로써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한국축구로 아시아가 뭉쳤다”
- “아쉽다 코리아” 네덜란드 탄식
- 슈퇴르 "한국인 투혼에 감명" 삭발응원
로이터는 “월드컵 역사상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냈던 한국은 독일의 철통 수비에 맞서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한국의 월드컵 오디세이가 일단락됐다”며 “그러나 한국대표팀은 모든 예상을 뛰어넘어 아시아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해 엄청난 선풍을 일으킨 데 대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민영 ITV는 “‘훌륭한’ 한국팀이 후반 끝까지 분투했지만 오늘은 한국의 날이 아니었다”면서 한국의 4강 진출이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쓰레기 같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프랑스의 AFP통신도 ‘거인 킬러’ 한국 선수들은 지치고 멍투성이인 상태에서도 온몸을 던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물리치면서 체력 소모가 너무 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한국 선수들은 4강 진출이 심판의 편파 판정 덕분이라는 비판에 대해 나름대로 대답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위스의 얼스 마이어 주심의 판정은 한국에 전혀 유리하지 않았지만 독일은 경기의 상당 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것.
독일의 DPA통신은 “이전 두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탓에 한국 선수들은 이전의 열정과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CCTV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에도 한국 축구팬들은 냉정을 유지했으며 경기에 진 한국팀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서 “비록 한국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축하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독일인들은 한국전이 끝나자 거리로 뛰쳐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AFP통신은 독일 전체가 ‘폭발(explosion)’했다고 전했다.
베를린 중심가의 포츠다메르 광장에 모인 3000명의 축구팬들은 미하엘 발라크가 결승골을 성공시키자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이 도시의 트레프토 공원에 모인 2000∼3000명의 축구팬들은 독일대표팀의 골키퍼 올리버 칸의 애칭인 ‘올리’ ‘올리’를 외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독일 정치인들은 기업들에 이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청했으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폴크스바겐사와 같은 몇몇 회사들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대신 회사의 간부들도 경기를 시청하지 않았다고 이 회사의 실케 월테르스 대변인은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