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BS FM ‘최화정의 파워타임’(낮 12시∼오후 2시)에서 진행자 최화정씨(사진)가 생방송 도중 “독일 월드컵축구 대표팀이 약물을 복용해서 결승전에 우리나라가 나가게 됐다”고 발언, 언론사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관공서 등에 사실 여부를 묻는 팬들의 전화가 폭주하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열렬한 축구팬인 최씨는 이날 오후 1시반경 자신의 코디네이터가 보낸 ‘언니 언니 속보예요. 독일 약물중독 걸려서 우리나라 결승 진출이래요. 요코하마 가요’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즉시 “문자 메시지로 속보가 들어왔다. 독일이 약물 복용을 해서 우리가 결승에 올라가 요코하마로 가게 됐다. 뉴스를 확인해봐 달라”고 방송했다.
당황한 제작진이 곧바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 루머인 것으로 밝혀지자 4분 뒤에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최씨는 “사실무근이다. 제가 확인을 안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전해서 죄송하다.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는 정정방송을 방송이 끝날 때까지 모두 4차례 내보냈다.
SBS는 “최씨의 코디네이터가 이날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어머니로부터 전화로 이런 소식을 전해듣고 최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어서 사과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의 첫 방송을 듣고 놀란 축구팬들이 언론사와 인터넷 사이트에 동시에 확인전화와 e메일을 보내며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부산 롯데백화점에서는 쇼핑하던 수백명이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으로 믿고 일제히 환호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www.fifa.com)에 ‘사실무근’이라며 ‘진화’를 시도한 뒤 오후 5시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일 선수들의 도핑테스트 결과는 모두 음성”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FIFA 규정상 선수의 약물 복용 혐의가 밝혀지더라도 해당 선수만 징계를 받을 뿐 경기의 승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이에 앞서 26일 KBS2 TV ‘서세원쇼’(오후 10시)에서는 진행자 서세원씨가 월드컵 축구대표팀 김남일 선수의 아버지에게 “김남일이 고1 때 축구팀을 이탈해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를 하고 있을 때 같이 웨이터를 하면서 남일이를 설득했느냐”는 등 ‘개그성 농담’을 해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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