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왼쪽) 귀네슈
이미 얻을 건 다 얻었다.
지금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수많은 환영 인파와 꽃다발 세례에 파묻힐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한국의 첫 승과 16강 진출에 이어 누구도 예상못한 4강 진출의 업적을 이룩한 거스 히딩크 감독(56)과 48년만에 본선에 나가 터키를 4강으로 끌어올린 세놀 귀네슈 감독(50).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두 사령탑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4위전에 대해 귀네슈감독은 “친선경기와 같은 의미가 될 것”이라며 승리에 대해 크게 집착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한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겠다”며 의욕을 다지고 있다.
한국은 첫 출전한 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터키에 0-7의 참패를 기록, 반드시 설욕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다 홈게임이라 이번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히딩크 감독 개인적으로도 이번 3,4위전은 의미가 있다. 98월드컵에서 네델란드대표팀을 이끈 히딩크감독은 결승진출에 실패하고 맞은 3,4위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해 4위에 그쳤다. 자신의 월드컵 최고성적을 3위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임기를 마치고 싶어 한다.
두 감독의 공통점은 모두 ‘냉철한 승부사’라는 점. 경기 흐름을 정확히 읽고 게임을 조율할뿐더러 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한다.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전에서 수비수들을 모조리 빼고 세명의 공격수를 교체투입하며 끝내 경기를 역전시켰고 스페인전에선 안전하게 지키는 축구를 한뒤 승부차기 승을 이끌어냈다.
귀네슈 감독은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전 간판스타인 하칸 쉬퀴르를 과감히 빼고 일한 만시즈라는 ‘비장의 카드’를 사용했다. 만시즈는 결국 연장전에서 골든골을 성공시켜 귀네슈감독의 용병술은 적중.
둘은 같이 터키리그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구면이다. 히딩크 감독은 PSV 아인트호벤(네델란드) 사령탑에서 물러난뒤 90년6월부터 91년5월까지 1년간 터키의 페네르바체클럽 감독을 맡았고 당시 귀네슈 감독은 볼루스포르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성적은 히딩크의 페네르바체가 5위(12승8무10패)로 8위에 머문 귀네슈의 볼루스포르(8승13무9패)를 앞섰다.
월드컵에 앞서 올 3월 독일에서 가진 평가전 맞대결에선 0-0 무승부. 두팀은 이때 베스트멤버를 가동하지 않은 상태여서 ‘진검승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순위결정전이긴 하지만 양팀 모두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팀들이어서 29일의 3,4위전은 달구벌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양감독 경력비교세놀 귀네슈(50)거스 히딩크(56)트라브스존스포르(터키) 88년7월∼89년6월
볼루스포르(터키) 89년7월∼92년6월
트라브스존스포르(터키) 92년7월∼97년6월
안탈랴스포르(터키) 97년7월∼98년6월
사카리아스포르(터키) 98년7월∼98년12월
터키대표팀 2000년7월∼2004년6월
데 그아아프스차프(네델란드) 82년6월∼84년5월
PSV 아인트호벤(네델란드) 86년6월∼90년5월
페네르바체(터키) 90년6월∼91년5월
발렌시아(스페인) 91년6월∼93년5월
네델란드대표팀 95년1월∼98년7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98년6월∼99년5월
레알 베티스(스페인) 2000년6월∼2000년12월
한국대표팀 2001년1월∼2002년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