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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특검제·청문회 조건부 수용

입력 | 2002-06-28 23:04:00


민주당은 28일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연루 등 권력비리에 대한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수용하되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 등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도 함께 다루자고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권력비리 특검제와 국정조사의 즉각 실시를 거듭 촉구하면서 국회 내에 한시적인 ‘권력비리 청산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조사 방향과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당 주장〓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제 1당과 2당의 여러 의혹사건들을 공평하게 다루는 것이 진정한 과거청산이다”며 특검 및 국정조사의 조건부 수용에 의견을 모았다고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이 함께 다룰 것을 주장하는 이 후보 관련 의혹은 △최규선(崔圭善) 미래도시환경대표의 20만달러 제공 의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및 은폐의혹 등이다.

반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권력비리 특검제 및 국정조사 실시, 아태재단 해체 등을 촉구하면서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하며, 서면조사를 포함한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와 민주당이 특검제와 국정조사의 전제조건을 내세운 것은 부정부패 의혹을 희석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협상 전망〓민주당이 특검제와 국정조사에 대한 조건부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비리 의혹까지 함께 다루자고 제안한 것은 국면 전환 성격이 짙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과거의 비리를 총체적으로 청산해야 한다. 특검의 명칭을 ‘부패청산특검’으로 하고 과거의 부패 문제를 모두 정리하고 청산하고 털고 가자”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동시 청산론’을 한나라당이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청원 대표는 당장 민주당이 제시한 이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해 “법률적으로 무혐의 결정이 난 것인 만큼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공적자금 국정조사〓양당이 지난해말 조사 원칙에는 합의를 한 바 있어 권력비리 국정조사에 비해서는 실시 가능성이 크지만, 공적자금 문제를 초래한 근본책임을 놓고 양당의 시각차가 워낙 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 공적자금특위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불능분은 국민에게 청구한 것이므로 누가 손실을 입혔는지를 파악해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먼저이다”며 정부의 책임 규명에 역점을 둘 것임을 밝혔다.이에 민주당 정책위는 성명을 내고 “과거 한나라당 정권은 재벌개혁과 금융·기업 구조조정, 경제개혁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권력에 눈이 어두워 공적자금 투입의 근원을 제공했다. 그런 만큼 한나라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상환대책 마련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