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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사회 각계 반응

입력 | 2002-06-29 17:56:00


29일 월드컵 3, 4위전을 불과 10여 시간 앞두고 발생한 '서해교전' 소식을 전해들은 국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부분의 시민과 각계 인사들은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국가 이미지가 한층 향상되고 국운 상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도발한 북한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인영(全寅永)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북한이 선제 공격한 것으로 미뤄 볼 때 99년 '연평해전' 이후 전술적 준비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햇볕정책이 힘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측 희생자가 너무 커 향후 남북관계에 불신과 적대감을 높이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북한이 변하지 않았음을 입증한 사건이라며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신혜식(申惠植) 대표는 "연평해전 이후 군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며 국제사회에 한반도가 안보상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박찬철(朴讚澈) 대변인도 "월드컵을 의식한 의도적인 도발로 고속정이 침몰될 정도의 강력한 공격을 우리 군이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염려된다"며 "남북 화해무드도 좋지만 북한의 대남 적대인식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李美一) 이사장은 "지나친 남북화해 분위기에서 이번 일이 터졌다"며 "북한과의 화해도 좋지만 종전(終戰)이 안된 상황에서 국방의 우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특히 북한이 한국팀의 월드컵 경기를 녹화방송하는 등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듯 하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자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회사원 차성수씨(36·서울 도봉구 창4동)도 "월드컵으로 한민족이 단결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 남과 북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분위기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북한이 무리수를 뒀다"며 아쉬워했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지만원(池萬元) 소장은 "북한의 이번 공격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6월 제주도에 북한 상선이 나타났을 때 대통령이 현장 지휘관에게서 자동 교전권한을 박탈하는 바람에 승인을 받아야 교전이 가능하게 된 현 지휘체제 때문에 우리측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지 소장은 "미국이 탈북자의 난민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중국과 북한 국경 지대에 난민 수용소 건설을 주장하는 등 인권문제로 압박을 가하자 북한이 군사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준형(朴俊亨) 범민련 남측본부 대외협력국장은 "남북관계가 냉각 국면으로 갈 것으로 보지만 6·15 남북공동선언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도 분단국가의 아픔"이라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손효림기자 ar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