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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후프 발명자 아서 멜린 사망

입력 | 2002-06-30 18:29:00


훌라후프를 처음 만들어낸 장난감회사 ‘왐오(Wham-o)’의 공동창업자 아서 멜린이 지난달 29일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향년 77세. 훌라후프는 어린이들에게는 장난감으로, 어른들에게는 허리를 날씬하게 하는 기구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중의 하나.

멜린씨는 고향친구 리처드 너와 함께 48년 왐오라는 회사를 세워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장난감들을 만들어 왔다.

대표적인 제품이 훌라후프. 영화 ‘허드서커 대리인’에서는 시골에서 갓 상경한 촌뜨기 노빌(팀 로빈스 분)이 훌라후프를 만든 것으로 돼 있다. 원래는 호주에서 어린이들이 대나무로 큰 고리를 만들어 허리에 감아 놀던 것으로 멜린씨는 이 얘기를 듣자마자 58년 제품으로 시판해 두 달 만에 2500만개를 팔았고 세계에서 1억개의 주문을 받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멜린씨와 그의 친구 너씨가 훌라후프의 ‘발명자’로 불리는 이유는 그들이 창조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었으며 즉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기 때문.

또다른 대표상품인 날아가는 접시 프리스비도 그들의 작품은 아니었다. 건물감독관인 프레드 모리슨이 예일대 학생들이 피자판을 날리는 데 착안해 플라스틱 접시를 만들어온 것을 바로 제품으로 출시했다. 멜린씨가 아프리카 여행 도중 건기에 물고기가 진흙에 낳은 알이 우기에 부화하는 걸 보고 물고기를 수입해 진흙과 물을 넣어 즉석 수족관을 팔았던 것도 유명한 일화. 이후 수백만달러의 주문이 쏟아졌으나 물고기가 알을 낳지 못해 콩트와 같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멜린씨는 82년에 회사가 크란스코그룹에 매각되자 일선에서 은퇴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