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드필더 송종국이 종료직전에 넣은 2번째 골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보여주는 득점과도 같았다. 3대1로 터키에게 경기 주도권을 뺏긴 채 빈둥빈둥 경기를 끝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유럽과 아시아는 별 차이가 없다고 아이들에게도 설명해 줄 수 있는 골이었다.
터키에게 꼼작도 못했던 일본은 슛도 제대로 날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한국은 먼 거리에서도 좋은 슛을 날렸다. 아시아의 극동세력은 이란을 포함한 중동세력보다 슛범위가 10m정도 짧다는 평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포지션을 바꾼 위치에 있던 송종국은 슛을 넣어야만 하는 상황이였다. 한국선수들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던 터키는 디훠드에서의 슛 찬스로 연결되는 것을 아예 차단해 버려 한국대표들이 슛을 하는데 조금은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잘 싸웠다.
경기는 터키가 3번째 골을 터뜨렸을 때 거의 그 윤곽이 드러났다. 터키 정도의 팀이 2점차로 이기고 있으면 여유를 갖게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실점으로 연결시킨 디훠드 홍명보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피로가 극도로 쌓였던 모양이다. 선수들의 신뢰가 두터운 디훠드 홍명보를 과감히 빼버린 히딩크감독은 역시 팀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후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시였던 것이다.
두팀 모두 월드컵에서 그다지 실적이 없는 팀들이다. 초일류팀이 결승전에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열렸던 이전의 3위 결정전과는 그 의미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이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으나 볼거리 많은 경기였다.
카시마 전 일본대표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