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호나우두”.AP
브라질 국민은 30일 오전 9시반(현지시간) 우승이 확정되자 모두 거리로 뛰어나와 “최초의 월드컵 5회 우승국”을 외치며 환호했다. 곳곳에서 삼바 리듬에 맞춰 축하의 춤을 추는 사람들로 거리는 온통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민들은 승리의 기쁨에 최근의 경제위기마저 잠시나마 잊은 듯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우승이 확정되자 1억7000만 브라질 국민 모두 황홀경에 빠져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국민들은 플라스틱 트럼펫을 불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가 하면 폭죽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파울루 금융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 등 시내중심가는 브라질 국기와 배너 홍수에 아예 묻혀버렸다.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수영복과 러닝셔츠 차림으로 경기 관람을 위해 설치된 대형TV 화면 주변에서 삼바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얼굴 전체에 페이스페인팅을 한 10대들의 얼굴은 눈물로 뒤범벅이 됐으며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포옹하면서 ‘브라질’과 ‘5번째 챔피언’을 외쳐댔다.
94년 월드컵 당시 대표팀 감독을 지낸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레이라는 “브라질의 위상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대통령은 “호나우두 등 선수들이 흘린 눈물은 모든 브라질 국민의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최대 일간지 폴라 데 상파울루는 ‘월드컵 5회 우승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호나우두의 활약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권위지 오 에스타다오는 월드컵 4회 우승팀인 브라질과 3회 우승팀 독일간의 ‘세기의 대결’을 비교적 차분하게 전했다.
BBC방송은 “브라질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팀으로서의 위상을 굳혔으며 충분히 승리할 만했다”고 평가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독일 팬들 “준우승 만족”
“독일 ‘축구 제국’의 영광을 다시 한번!”
독일 축구팬들은 월드컵 개막 이전 부진이 예상됐던 자국 팀이 준우승의 위업을 달성하자 월드컵을 세 번(54, 74, 90년) 제패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며 환호했다.
30일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모인 3000여명의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 “도이칠란트”를 연호했으며 이번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 올리버 칸의 애칭 “올리”를 외쳤다.
유럽 최강팀이었던 독일은 90년대 이후 이탈리아 프랑스 등 신예에 밀렸고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16강에도 진출하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나왔던 게 사실.
포츠담 광장에서 응원전을 벌인 20대 베니 바그너는 “독일팀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고 흥분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브레멘 등 주요 도시의 중심 광장에서도 환호하는 군중의 축제가 밤늦도록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개선하는 ‘독일 전차군단’의 공식 환영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