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는 ‘부산 바람’이 관건이라는 속설이 있다.
가수 배일호는 “트로트 신곡이 나왔을 때 부산 지역에서 바람이 일면 일단 성공이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가수 배일호가 최근 부산에서 신곡 ‘꽃보다 아름다운 너’를 발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주부 1000여명을 상대로 신곡을 처음 선보인 배일호는 “트로트의 속성상 본격 바람이 일려면 몇 달이 지나야 하지만 반응들이 점차 오고 있다”고 말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너’는 12번째 음반의 타이틀곡이다.
이 노래는 통상 제목이 트로트답지 않고 ‘정열’ ‘내 마음을 사로잡은’ 등의 구절도 젊은 가수들의 발라드같다. 배일호는 “트로트도 경쾌하고 밝은 가사로 바뀌어야 한다”며 “‘꽃보다…’는 젊은 주부를 대상으로 한 노래”이라고 말했다.
배일호는 이 노래 덕분에 다양한 계층에 맞는 노래를 고루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신토불이’가 농민의 애창곡으로 자리잡았고 ‘장모님’은 장년층, ‘당신때문에’는 주부의 애창곡이 된 데 이어 ‘꽃보다…’는 더 젊은 여성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
배일호 등 트로트 가수들은 음반 판매는 보잘 것 없으나 이벤트 출연이 가장 큰 수입원. 그도 한달에 20여차례 이벤트에 초청받는다.
그는 데뷔한 지 14여년이 된 지난해에서야 ‘트로트 4강’으로 꼽힐만큼 무명 시절을 오래 겪었다. 간혹 “현재 사는 51평 아파트가 꿈같다”고 말할 만큼 고생이 많았던 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가뭄때 양수기 보내기’ 등 작은 선행도 베푼다. 그는 최근 고향인 논산 시내 초등학교에 축구공 ‘피버노바’를 119개를 기증하기도 했으며 곧 전국 오지 초등학교에 200∼300개를 기증할 계획이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