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과 앵그리 인치
《월드컵 이후 첫 국제 규모의 영화 행사인 제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1일부터 일주일동안 열린다. '검은 물밑에서'(Dark Water·니카타 히데오 감독) 등 몇몇 화제작은 이미 매진되는 등 서서히 열기를 일으키고 있다. 김영덕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으로 '놓칠 수 없는 영화' 4편을 소개한다. 예매는 www.pifan.com, www.ticketpark.com, 1588-1555》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Angry Inch·존 카메론 미첼 감독·2001년작)〓독일 록밴드의 보컬리스트인 헤드윅은 어느날 미군 병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성을 바꾸려 한다. 하지만 그의 몸에는 ‘남성’이 남아있고 헤드윅은 이를 떼어버리면서 온갖 고난을 겪는다.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으로 성 정체성 문제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2001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감독상 수상. 18세 이상. 15일 오후6시반(부천시민회관), 15일 밤12시(복사골문화센터)
△브리트니 베이비, 원 모어 타임(Britney Baby, One More Time·루디 보우큰·2002년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흉내내기 대회에서 1등을 한 로버트를 만나 동행한다. 어느날 로버트는 한 소녀로부터 “진짜 브리트니 아니냐?”는 말을 듣고, 감독은 로버트를 브리트니로 오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 섹스 심벌을 흉내내면서 자아를 발견하려는 한 젊은이를 통해 미디어의 병폐까지 접근한다. 15세 이상. 12일 오후2시,14일 오후6시반(부천시민회관)
△천상의 피조물(Heavenly Creatures·피터 잭슨·1994년작)〓‘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해진 피터 잭슨을 널리 알린 영화.
'천상의 피조물'
‘데드 얼라이브’(1992년) 등에서 시체와 좀비(zombie·초자연적인 힘으로 부활한 시체)를 대거 등장시키며 ‘엽기 감독’으로 알려졌던 잭슨은 ‘천상의…’에서 10대 소녀들의 부모 살해라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이전과 다른 취향을 보여줬다. 특히 순정만화같은 감정 묘사와 몽환적인 화면 처리 등으로 골수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8세 이상. 14,20일 오후2시(부천시민회관)
△‘블루 무비’ 특별상영전〓‘블루 무비’는 1920년대∼1960년대까지 제작된 언더그라운드 단편 섹스 영화를 일컫는다. 불법 제작됐기 때문에 제작진은 알 수 없고 제작 시기도 영화 속 의상 스타일을 통해 추측할 수 밖에 없다. 제작 당시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영화에 그대로 스며 들어있다. 가장 오래된 블루 무비 중 하나로 꼽히는 ‘어 프리 라이드(A Free Ride·1915년경)를 비롯해 ’사과유방과 콜라병’ ‘검은미사’ 등 8편의 단편이 동시 상영된다. 18세 이상. 16일 오후6시반(부천 소사구청 소향관).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