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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웅장한 애니'스피릿', 야생마와 인디언의 우정

입력 | 2002-07-01 18:46:00


‘스피릿’의 주인공인 야생마는 영화 내내 말(言)을 하지 않는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은 의인화를 통해 동물이 인간처럼 말을 하거나 웃고 울지만, ‘스피릿’의 주인공은 대사가 없다. 대신 야생마의 생각은 내레이션(목소리 연기 맷 데이먼)과 주제가(브라이언 아담스)의 가사를 통해 전달된다.

배경은 미 서부 개척시대. 광활한 대지에서 자라난 야생마가 백인 병사들에게 붙잡힌 뒤 자유를 찾아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험담을 그렸다. 여기에 인디언 청년 ‘리틀 크릭’과의 우정과 암말인 ‘레인’(금색 갈기에 푸른 눈!)과의 사랑도 곁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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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해피엔딩이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자연으로 돌아간 야생마와 인디언 등 모두 문명에 밀려 ‘멸종’되다시피한 오늘날 그들의 운명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처지인 인디언과 야생마는 비슷한 처지의 서로에 대한 은유적인 캐릭터다.

지난해 정교한 3D애니메이션 ‘슈렉’으로 디즈니의 기존 2D 애니메이션을 ‘한물간’ 것으로 느껴지게 했던 드림웍스는 정작 후속작 ‘스피릿’은 2D와 3D를 섞어 만들었다. 웅장한 배경은 3D로 입체감을 주고, 캐릭터는 2D가 사용됐다.

그러나 화려한 3D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눈에 ‘스피릿’의 캐릭터들이 평면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슈렉’의 성공은 드림웍스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발목도 붙잡은 셈이다.

디즈니의 기존 애니메이션을 비틀며 이를 뛰어넘었던 ‘슈렉’에 비해 ‘스피릿’은 디즈니의 흥행작 ‘라이언 킹’과 실패작 ‘포카혼타스’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하다. 전체관람가. 어린이라면 6∼10세 또래가 가장 재미있게 볼 만하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