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의 영예를 안은 홍명보(33·포항 스틸러스·사진)는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 홍명보는 이번 월드컵에서 유상철(가시와 레이솔)과 함께 올스타에 선정되며 ‘세계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2일 발표된 골든볼 수상자 명단에서 3위에 해당하는 브론즈볼을 받게 된 것도 이번 대회 활약이 밑거름이 됐다. 수비수면서도 뛰어난 공격 가담력을 갖춘 ‘리베로’로 상대 공격을 최후방에서 어김없이 차단하는 수비력과 정확한 롱패스, 대포알 슈팅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홍명보와의 일문일답.
-소감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골든볼 후보에 오른 것도 영광이었다.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기쁘다. 상을 탈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성원과 후배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선수로서의 꿈은 이룬 것인가.
“개인적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이 가장 큰 목표였다. 이번 대회에서 16강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거둬 선수로서 더 이상의 목표는 없다.”
-국가대표 은퇴 등 진로를 두고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은퇴를 고려할 나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생활은 앞으로 1, 2년 더 할 생각이다. 국가대표 은퇴문제는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대표 은퇴 시기와 부산아시아경기 참가 등은 주위분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지도자가 왔으면 한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히딩크 감독이 그동안 쌓아놓은 업적 위에 새로운 지도방식과 지휘철학이 접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막 시작한 한국축구는 뛰어난 지도자들의 철학이 쌓여야 할 시기다.”
-앞으로 계획은….
“월드컵도 끝났으니 소속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반드시 팀의 우승을 이끈다기보다는 마지막까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