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고교를 졸업하지 않은 중퇴자나 중학교 졸업자, 정규교육기관이 아닌 외국인학교 졸업자들이 대입검정 시험을 보지 않고서도 대학입시에 응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고교졸업자와 대입검정 시험 합격자에 한해 인정해 온 현행 대입자격 요건을 이르면 내년도 입시부터 철폐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일본 종합규제개혁회의는 지난해 말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 자녀들의 진학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외국인학교에서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졸업생도 대입 자격을 인정하도록 문부성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문부성은 ‘대학이 독자적인 입학자격 심사로 고교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18세 이상자’에게 입학자격을 주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조선인학교나 한국학교, 인터내셔널 스쿨 등 일본 내 외국인학교를 정규학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들 학교 출신자들은 고교과정을 끝마치고도 다시 대입검정을 치러야 대학입시 응시자격을 얻는 번거로움을 겪어 왔다.
새 대입자격 요건이 시행되면 매년 11만명에 이르는 고교중퇴자와 총련계 민족학교 고등부 졸업자 1000여명, 인터내셔널 스쿨 졸업자 수백명은 물론 중학교 졸업자들도 대입검정을 치르지 않고 대학입시에 응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대입검정은 고교중퇴자가 응시자의 60%를 차지하는 데 이번 조치로 9, 10과목에 합격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인학교 졸업생은 지금까지 일부 공립 및 사립대학에서만 독자적인 판단으로 응시자격을 인정해 왔으나 앞으로는 국립대도 응시자격을 인정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에서는 1997년 제도개혁으로 특정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17세 이상 학생의 경우 고교 졸업을 하지 않더라도 ‘월반 대학입학’을 인정했으며 대학원도 99년부터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