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을 잡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수 없이 부르고 또 불렀다.
부산시민들은 그 뜨겁던 열정과 환희, 저력과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남다르다.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AG) 때문. 부산에서는 월드컵의 열기를 9월까지 이어가자는 ‘붐’이 조성되고 있다.
월드컵 성공 개최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으며 AG에는 또 그들의 ‘숨은 공’이 필요하다.
월드컵 첫 승의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관리 책임부서인 부산체육시설관리사업소 직원 124명과 지난해 9월 발족한 부산시 월드컵지원과 직원 12명.
이들은 월드컵이 열리기 5개월 전부터 거의 초긴장상태에서 잔디를 관리하고 시설 보안점검에서부터 마무리 청소까지 쉴 틈이 없었다. 자원봉사 교통 관광 숙박 환경정비 거리응원 등 월드컵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점검하고 총괄하는데 ‘자신’과 ‘가정’은 뒷전이었다.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던 역사적인 4일. 주경기장 뒷산 금용산(金湧山·일명 쇠미산)의 지세와 기운이 좋다는 지관들의 분석답게 한국팀은 월드컵 첫 승을 낚아채고 승승장구의 기세를 이 곳에서부터 올렸다. ‘붉은 옷’ 물결과 태극기 패션, 거리 응원, 업그레이드된 관중문화가 이 곳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팀의 10일 대구 미국전에서부터 29일 대구 터키전까지 매경기 마다 이 곳 아시아드 주경기장에는 5∼10만의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산역과 해운대 등 부산전역에는 30∼40만의 인파가 몰렸다.
한달여 동안 이 모든 뒤치다꺼리를 한 이들은 그러나 한국팀의 선전에 ‘잠’과 ‘피곤’을 잊은 채 이제 ‘AG’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에게도 축구선수들 못지않게 아낌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내자.
조용휘기자 사회1부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