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동혁씨(24·서울 K대 국문과 3년)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자신의 진로를 스포츠 마케팅이나 홍보 분야 쪽으로 정했다.
김씨는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축구가 인간의 욕망을 잘 표현해내는 대중적인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어 축구와 관련된 업종에 취업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 민모씨(25·여)는 축구와 관련된 분야로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민씨는 “이전에도 스포츠 산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됐고 성장 가능성도 큰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축구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가 취업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구 관련 업체나 기관에 취업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3일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www.incruit.com)에 따르면 구직 이력서를 낸 사람 가운데 스포츠 분야 희망자가 5월 97명에서 6월에는 125명으로 늘었다. 이 중 축구 분야를 희망한 사람이 79명에서 98명으로 늘었다.
이 회사 이광석(李光錫) 대표는 “축구 분야의 취업에 대한 문의가 6월 들어 하루 20여건이 넘을 정도로 늘었고 지원자들의 전공도 법학, 경영학, 심리학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6월 이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던 여성 문의자가 6월 들어서는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여성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음을 채용시장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 일화구단의 박민수(朴民洙) 총무계장은 “올해는 채용 계획이 없는데도 채용 계획에 대한 문의가 월드컵 이후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없느냐고 묻는 대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축구 관련 분야에의 취업 희망자가 크게 늘고 있으나 대한축구협회나 축구구단, 스포츠 에이전시 등에서 채용하는 인원은 극히 소수이기 때문에 국내 축구시장의 인력 수요는 구직 희망자들을 흡수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연세대 김농주(金弄柱) 취업담당관은 “우리의 축구시장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어 구직 희망자를 제대로 흡수할 수 없다”며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확인된 국민적인 관심과 기업의 투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