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서해교전으로 전사 실종한 장병 5명과 전상 장병 및 유가족에 대해 애도와 위로를 보내며 한마디 하고 싶다. 첫째, 심각한 안보의식의 해이를 지적하고 싶다. 서해도발 당시 방송은 거의 월드컵 관련 보도로 일관했고 시민들도 월드컵 축제에만 관심이 쏠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둘째, 사건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이는 분명 북측의 도발이다. 치밀하게 계산된 것인가의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설사 우리 어선이 어로한계선을 침범했다 하더라도 사전경고 없이 대뜸 우리 함정을 조준 포격한 것이 옳은 일인가.
셋째, 정부 정책과 위정자의 잘못을 오로지 해군에만 뒤집어 씌우지 말아야 할 것이다. 1999년 연평해전 이후 서해 5도 근해의 황금어장이 언제든지 화약고처럼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마무리지었어야 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수많은 대북 지원과 협상이 있었는데 우리측은 서해어장과 NLL문제를 연계해 북측과 해결을 지었어야 했다.
넷째, 정부의 대응 태도다. 처음부터 우발적 충돌로 규정하고 사건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영결식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월드컵 폐막식 참석도 중요하지만 당장 우리 형제, 아들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다 산화한 장례식에 잠시 분향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영결식에 고위인사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고, 한쪽에서는 유가족이 울부짖는데 다른 쪽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가는 모습이라니….
다섯째, 사건을 감정적이고 강경 일변도로 몰고 가는 일부 언론 매체와 정치인도 문제다. 일부 네티즌은 “그렇다면 정치인들부터 총 들고 군대 가라”고 하고 있다.
아무쪼록 진실이 밝혀지고 국토 방위와 평화 및 어민생계를 도모할 수 있는 진정한 종합대책이 나와 다시는 군인들이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임광우 인천 부평구 산곡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