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UNMIBH) 임무를 15일까지 연장키로 3일 합의했다. 평화유지군 임무는 미국의 연장 거부로 4일 0시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3일 오후 6시45분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시한이 11일간 연장됐다.
안보리는 이에 따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의 미군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음으로써 불거진 미국의 보스니아 평화유지 임무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해결점을 모색할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례적으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직접적인 항의서한을 받은 미국은 당초 주장했던 미군의 면책특권 인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가운데 임무연장에 동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난 총장은 “미국이 우려하는 정치적 목적의 기소는 일어나지 않을 텐데도 미국이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 자체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존 네그로폰테 주 유엔 미국대사는 “우리 제안에 대해 누구도 정면 거부하지 않았으며 추가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한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엔 안보리는 이 문제를 다시 논의했으나 유럽연합(EU) 15개국이 미측의 수정제안에 대해 “ICC 창설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해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은 UNMIBH의 질서있는 임무 종료와 특정임무의 EU 이전 방안을 담은 문건을 회원국들에 돌리기도 했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