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열대야(熱帶夜)’가 비를 부른다.
미항공우주국(NASA) 마샬 셰퍼드 박사팀은 “도심의 열대야 현상이 여름철 강우량을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기상학회지 7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인공위성을 이용해 애틀란타, 댈러스, 산안토니오, 세인트루이스, 내쉬빌 등 미국 대도시 주변의 강수량을 조사한 결과 도시에서 바람이 부는 쪽으로 30∼60㎞ 떨어진 지역의 월 평균 강수량은 반대쪽보다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도시는 강수량이 51%나 증가하기도 했다. 또 최대 강수량도 이 지역들이 48∼116% 높았다.
연구팀은 도시 지역의 건물, 아스팔트 도로 등이 열을 머금어 밤에도 기온이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도시의 따뜻한 공기가 하늘로 올라가 공기 대류를 불안정하게 하기 때문에 비가 더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하늘로 올라간 따뜻한 공기가 구름을 만들어 더 많은 비를 오게 하며, 조건만 맞으면 폭풍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고 바로 비가 오는 것은 아니며 비가 오기까지는 시간과 여러 기상 조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