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지적을 프로그램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1993년 방송 3사가 시작한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최근 자사 홍보물으로 둔갑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청자들의 비판은 축소돼 다뤄진 반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것.
한국여성민우회는 9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13차 미디어포럼 21’을 열어 이를 집중 분석한다.
현재 방송 3사가 운영중인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KBS1 ‘TV는 내친구’, MBC ‘TV 속의 TV’, SBS ‘열린 TV 시청자 세상’. ‘TV는 내친구’는 다섯 코너가 있지만 ‘시청자의 눈’과 ‘옥의 티’를 빼면 나머지는 자사 프로그램의 현장 스케치나 인기 요인 분석이 대부분이다. 1시간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40∼50분은 프로그램 홍보인 셈. 타방송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6일 SBS ‘열린TV 시청자 세상’은 자사 프로인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정진영을 10여분 인터뷰했으나 비판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다.
문제가 된 장면을 옴부즈맨 프로에서 다시 보여주는 것도 지적을 받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숙명여대 언론홍보학과 강형철 교수는 “드라마에서 선정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장면을 비판하면서 다시 한번 자세히 보여주는 등 흥미 위주의 편집이 잦다”고 지적했다.
강교수는 또 옴부즈맨 프로가 10여년간 지속되면서 연성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데 주목한다. ‘TV는 내친구’의 ‘옥의 티’ 코너는 비판이 아닌 오락성이 짙고, ‘TV 속의 TV’의 ‘이윤철의 TV이야기’는 자사의 과거 드라마를 보여주는 코너로 옴부즈맨 프로와 무관하다. 그는 “현재 옴부즈맨 프로는 대답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