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동주기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그러나 사람은 ‘개가 아닌 사람’이기에 여름에도 감기는 흔하다. 특히 덥다고 창문을 열고 이불도 덮지 않고 잔 뒤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건강한 사람이야 ‘약 먹어도 일주일, 안 먹어도 일주일’인게 감기이지만 어린이나 노인들은 감기를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감기가 심해져 폐렴이 되는 등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 감기의 특징〓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다. 감기 바이러스는 200종류 이상. 이중 코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 바이러스가 전체의 30∼50%를 차지한다.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며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여름에는 냉방병에 걸려 감기 증세가 나타날 때가 많다.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어 놓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여름 감기에 잘 걸리고 쉽게 낫지 않는다. 목이 답답하거나 어깨 팔다리가 아프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여름에 땀을 흘리면 양기가 부족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하며 여름 감기를 협습(挾濕)형과 협서(挾暑)형으로 나눈다.
경희대 한방병원 정승기 교수는 “습기가 원인인 협습형은 비를 맞거나 물놀이를 오래 했을 때 걸리는 것으로 열이 나고 뼈마디가 쑤시며 설사를 하고, 협서형은 덥다고 찬 것을 먹고 찬바람을 쐬었을 때 걸리며 갈증과 구토가 나고 땀을 흘리며 열이 난다”고 설명했다.
▽감기 증상별 치료법〓감기 치료에는 ‘특효약’이 없다. 서울 용산구 이용국 내과 원장은 “잘 먹고 푹 자면 대부분 증세가 가라앉지만 3∼4일이 지나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은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강서미즈메디병원 소아과 배현철 과장은 “갓난 아기는 가족들이 밖에서 묻혀온 바이러스에 감염돼 감기에 걸린다”며 “6개월∼2세의 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보통 1년에 5∼8번 감기를 앓고 합병증도 잘 걸리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세 미만의 어린이는 감기로 인해 고열이 계속되면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때 아이의 열을 내리기 위해 옷을 벗기고 수건을 미지근한 물로 적셔 온 몸을 마사지하듯 닦아주는 것도 좋다. 열 때문에 탈수 현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리차 등을 충분히 먹인다.
목이 아플 때 찬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약간 줄어들지만 설사를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콧물이 난다고 코를 너무 세게 풀면 코점막을 자극하고 건조하게 돼 세균이 침투하기 쉽다. 코를 풀 때는 귀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해 한 쪽씩 푼다.
기침은 호흡기에 나쁜 것이 있을 때 내보내는 작용이므로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다. 기침을 억지로 누그러뜨리지 않는 게 좋다. 호흡기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여 주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특히 설사가 있다면 차갑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한다.
과로를 하면 흔히 ‘몸살’이라 부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열은 심하지 않지만 전신이 쑤시고 아프며 무거워져 꼼짝도 못하게 된다. 정승기 교수는 “약국에서 파는 쌍화탕류의 드링크 제를 마시고 땀을 내며 푹 자는 일반적인 방법도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감기의 예방〓감기를 ‘똑’ 떨어지게 하는 약은 없으므로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가능하면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게 하기는 불가능하니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과 코를 문지르지 않는 게 최선이다.
특히 찬 음식을 줄이고 물놀이를 오래 하거나 비를 맞지 않도록 한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약하게 여러 시간 트는 것이 더울 때 바짝 강랭으로 켜는 것보다 낫다. 냉방 중 틈틈이 환기를 하고 가끔 나가서 바깥 공기를 쐰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은 여름 감기 예방의 기본중 기본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