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에서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울릉도를 택했습니다.”
최근 사표를 낸 김주열(金周烈·55) 대구 북구보건소장은 10일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장으로 부임한다.
그가 근무하게 될 울릉군 보건의료원장은 자원자가 없어 의약분업 실시 이후 20개월 가량 공석이었다.
현재 울릉군 보건의료원에는 16명의 공중보건의 외에 일반의사는 단 한사람도 없다.
경북도가 여러 차례 중앙일간지 등에 울릉군 의료원장을 뽑는 광고를 냈으나 희망자가 없었다. 이 때문에 그의 결정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그는 96년 7월부터 대구 북구보건소장(4급)으로 근무해 왔다.
전국을 통틀어 몇 명 안 되는 전문의 출신 보건소장인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봉사단체인 ‘이웃사랑’의 일원으로 99년 9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터키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벌인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지진이 난 인도에서 인술을 펼치고 돌아왔다.
그는 당시 “공가(公暇)를 내면 해외 출장비를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에 국가 예산을 쓸 수 없다”며 개인자격으로 갔다.
“나이도 젊지 않은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기가 힘들었다는 그는 “끈질긴 설득 끝에 가족도 모두 공감해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울릉도로 떠나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