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은 4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총기를 난사, 2명을 숨지게 한 뒤 엘 알 항공사 보안요원에 의해 사살된 이집트인 헤샴 모하메드 하다예트(41)의 범행 동기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는 찾지 못하고 있다. FBI는 6일 “하다예트씨가 범행을 저지를 목적으로 무기를 갖고 공항에 간 것은 분명하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집트의 아흐메드 마헤르 외무장관은 이날 “이번 사건이 개인적 동기가 아닌 특별한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를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범행동기가 개인적 원한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다예트씨의 가족들도 그가 엘 알 항공사와의 금전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파이브 스타라는 이름의 영세 리무진 회사를 운영했던 하다예트씨는 엘 알 항공사에 리무진 2대를 대여해 준 뒤 이용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교통보안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공항의 검색대 안쪽에 집중해 왔던 경비를 바깥쪽에도 강화, 항공권 발매창구 등 공항의 모든 공공장소에 정사복 무장보안요원들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미 정부는 5일 테러리스트들이 개인용 소형 항공기 등을 납치, 테러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약 20만대에 달하는 소형 비행기의 소유주와 운용자들에게 항공테러 주의보를 발령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