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정두언(鄭斗彦) 정무부시장 등 서울시장단이 잇따른 돌출행동과 발언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 서울시민증을 수여하는 공식 행사에 아들과 사위를 참석시키는 등 자리에 걸맞지 않은 돌출행동을 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5일 오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3일 아들과 사위가 히딩크 감독과 사진을 찍은 것은) 행사가 끝난 다음”이라며 “‘아들이 바깥에 기다리고 있다’고 히딩크 감독에게 말해 사진을 찍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이 시장의 아들과 사위는 행사장 안에 있었으며 서울시 간부들과 히딩크 감독과의 기념촬영 도중 이 시장이 그들을 불러내 사진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기념촬영 후 예정됐던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은 시간이 부족해 취소됐다.
이 시장은 또 제5호 태풍 ‘라마순’이 북상하면서 비상이 걸린 4일 오후 4시반경 경기 용인시의 한 콘도에서 부인 김윤옥(金潤玉) 여사가 동문회장으로 있는 모 대학 여성고위지도자과정 총동문회 수련회에 참석해 1시간반 동안 특강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의 측근은 “오래 전 약속된 행사였고, 그때까지만 해도 태풍의 영향을 받기 전이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7일 교회예배 등의 행사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www.metro.seoul.kr)에는 휴일인 7일에도 이 시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들이 수천건 쏟아졌다.
이와 함께 이 시장과 같이 서울시에 들어온 정 정무부시장도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 위해 예산을 많이 따내겠다”고 발언해 시장단 자질 시비까지 일고 있다.
지역구가 서울 서대문을인 정 부시장(한나라당)은 2일 시장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 배석해 “2년 뒤 사임하고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정무부시장이 된 김에 서대문을 위해 예산도 많이 따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시장은 “2일 발언은 옆에 앉았던 일부 기자들의 유도질문에 ‘그렇게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일 뿐”이라며 “그날 모임도 공식적인 간담회라기보다는 웃으면서 식사를 하는 사적인 자리에 가까웠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장의 행동이 사려 깊지 못한 것으로 비친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선거 후 광역 및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에게 ‘겸손한 행정을 펴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안타깝고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정연욱기자 jwy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