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7일 6·29 서해교전사태를 ‘북한의 계획 도발’이라고 공식 규정한 근거는 무엇일까.
국방부 측은 우선 교전 이틀전인 27일부터 어로활동 단속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남하했던 북한 경비정들이 과거와 달리 포신을 아군함정을 향한 상태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는 북한 경비정들의 포신이 하늘을 향했다는 것. 합참 관계자는 “교전 이후 상황을 역으로 분석해보니 이같은 북한 경비정의 행위는 도발을 위한 준비행위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교전 당일 북한 경비정 두척이 각기 다른 지점에서 NLL을 침범한 것도 우리 군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계획적 행동이었다는 것이 합참의 판단이다. 우리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한 경비정(등산곶 출발)이 NLL을 침범하기 7분전인 오전 9시54분 육도를 출발한 다른 경비정이 NLL을 먼저 침범했다. 아군 고속정을 육도 경비정 쪽으로 유도, 전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군 당국은 아군 고속정을 기습 공격할 당시 북한 경비정의 전투대형과 공격 형태도 명백하게 계획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NLL을 넘어 빠르게 남하하던 북한 경비정(등산곶 684호)은 아군 고속정 2척이 동에서 서로 줄지어 이동하며 진로를 가로막자 첫 번째 고속정(358호)은 그냥 보내고 두 번째 고속정(357호)에 대해 집중 포격을 퍼부었다. 358호 정장은 “북한 경비정의 포신이 일제히 357호를 조준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조사과정에서 진술했다.
북한 경비정은 85㎜ 함포 등 모든 화력을 357호에 쏟아부었는데 정장이 위치한 조타실은 물론 수면과 맞닿는 부위에도 포탄을 발사하는 등 격침 목적을 드러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는 앞서가는 358호를 공격하면 뒤따르던 357호에 바로 반격받는다는 점을 미리 계산한 행동이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