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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김수철-김완선 "변신한 모습 어때요?"

입력 | 2002-07-08 18:38:00


가수 김수철(44)과 김완선(33)이 오랜 공백을 깨고 가요계로 복귀했다.

김수철의 새 가요 음반은 12년만이고 김완선은 5년만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 이들의 음악적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변신이다. 김수철은 강렬한 록으로 중견의 시들지 않은 파워를 구사하고 있고, 김완선은 전자 사운드를 몽환적으로 펼치는 ‘사이키델릭 트랜스’라는 실험적 음악을 들고 나왔다.

김수철은 줄곧 대중음악과 현대 음악, 국악과 서양 음악의 접목을 시도해온 뮤지션. 그는 90년 ‘난 어디로’ 이후 ‘팔만대장경’과 월드컵 개막 공연 등 대형 프로젝트의 음악을 맡아왔으며 ‘서편제’ ‘태백산맥’의 영화 음악도 작곡했다.이번에 발표한 새음반은 ‘팝스 앤 록(Pops & Rock)’. 지난 10여년간 혼신을 다해온 대형 프로젝트를 잠시 접고 대중 음악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렇지만 새음반에는 여전히 대곡의 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타이틀곡 ‘나도야 간다’는 1984년 영화 ‘고래사냥’의 주제가였던 노래를 강렬한 록으로 다시 편곡해 부른 곡. 노래는 그룹 ‘작은 거인’시절부터 기타를 메고 ‘딴따라’의 신명을 내던 김수철의 옛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는 “월드컵 응원 무대를 통해 수백만 붉은 악마들이 록의 폭발력과 생명력을 확인했다”며 “록만이 지닌 힘과 열정을 팬들과 나누고 싶어 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특히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등이 월드컵 응원 무대에서 자주 불렸는데도 젊은 팬들이 신곡으로 알아 컴백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음반에는 박미경 신해철 ‘자우림’의 김윤아 장혜진 이상은 등 후배들을 객원 가수 형식으로 초청해 한곡씩 부르게 했다. 김수철은 “박미경의 슬픈 단조나 이상은의 뉴에이지 등 각각의 보컬 개성에 어울리는 노래들로 음반의 내용을 풍성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곧 록 밴드도 결성해 본격적인 로커로서 라이브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김완선은 “잠시 쉰다는 게 세월을 훌쩍 보냈다. 그동안은 ‘느낌’을 잡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며 “‘느낌’없이 새 음반을 냈다가 ‘망신’을 당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새 음반은 1년반 동안 준비한 것이다. 새 음반의 타이틀곡 ‘S’는 이전 그의 댄스곡과 크게 다르다. 테크노 댄스곡의 하나로 일그러진 전자 사운드가 반복되면서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90년대 후반 유럽에서 시작됐던 이런 댄스곡을 가요로 본격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어서 팬들의 반응은 미지수.김완선은 “호기심 많은 팬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잘 모르는 팬들은 ‘젊게’ 봐줄 것”이라며 웃었다. ‘S’는 김완선이 음반사측에게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하지 않으면 노래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던 곡이다.

음반사가 타이틀곡으로 원했던 네 번째 수록곡 ‘질주’는 ‘S’에 비해 덜 낯설어 ‘컴백 흥행’에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완선은 “가수가 우선 즐겁고 편안하게 노래해야 대중들도 편안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선은 86년 17세때 데뷔해 ‘한국의 마돈나’로 불렸던 가수. 요즘 10대 댄스 가수의 원조격인 그는 90년대 중반 돌연 홍콩과 대만으로 떠난 뒤 그곳에서도 큰 인기를 얻어 ‘한류 1세대’로도 손꼽힌다. 이번 새음반도 대만에서 동시 발매됐다.그는 새음반과 더불어 ‘가장 무도회’ ‘리듬속에 그 춤을’ 등 옛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음반도 함께 내놓았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