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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짜릿한질주…하얀물보라…경정 공식 출범

입력 | 2002-07-09 18:07:00

레이스에 임한 모터보트들이 턴마크(오른쪽에 보이는 원뿔모양)를 돌아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차게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운영본부]


축구국가대표팀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월드컵 8강에 오른 지난달 18일.

하남시 미사리 인공호수에서도 환호의 축포가 터졌다. 다름아닌 경정이 공식 출범한 것.

경정이란 1인용 모터보트로 벌이는 경주. 원뿔모양의 턴마크를 표시해놓고 보트들이 이 두 개의 턴마크 사이를 타원형으로 돌며 순위경쟁을 벌인다.

경마나 경륜처럼 관중들이 먼저 들어올 보트에 베팅을 한 뒤 맞추면 배당금을 받는다. 경마에 마권이 있듯 경정에는 주권이 있다.

경정은 미사리 한강조정카누경기장을 새로 단장해 만든 미사리경정장에서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12시30분부터 하루 8경기씩 치러지고 있다. 이달 30일부터 9월 18일까지는 오후5시부터 야간경주가 열릴 예정.

경기방식은 6대의 모터보트가 직선거리 300m 양 끝에 원뿔모양의 턴마크를 세바퀴(1주 600m 총 1800m) 돌아 순위를 가른다.

보트는 길이 295㎝, 폭 135㎝의 나무재질로 모터(40㎏)를 달았을 때 중량이 116㎏인 소형으로 30마력짜리 모터로 최고시속 75㎞까지 나간다.

경정의 매력은 뭘까.일단 모터보트가 무지 무지 빠르다. 세계 유명 경마대회의 하나인 켄터키 더비 우승마의 경우 시속은 60㎞ 안팎. 경륜의 경우도 우승권 시속이 60㎞ 정도다. 반면 경정은 시속 75㎞인데다가 질주할 때 자신보다 몇배나 긴 물줄기를 달고다녀 체감속도는 더욱 높다.

뻔한 승부가 없다는 것도 경정의 장점. 명마나 스타 경륜선수가 엄연하게 있는 것과 대비해 경정은 웬만해선 족집게가 될 수 없다.

지난 52년 경정을 시작해 올해 벌써 50주년을 맞이하는 경정 원조 일본의 경우도 24개 경정장에서 최고로 잘하는 선수의 승률이 고작 10% 정도다.

왜그럴까? 경정은 경기 전에 추첨으로 선수가 탈 보트와 모터를 정한다. 항상 같은 보트를 탈 수 없다. 따라서 선수실력과 보트와 모터의 성능이 다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진다.

또 다른 묘미는 4분30초 내외의 짧은 경주시간 동안 수없는 두뇌와 기량싸움을 볼 수 있다. 턴마크를 돌아나올 때 순식간에 바깥 쪽에 있던 보트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등 치열한 자리다툼은 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스타트 방식도 독특하다. 일제히 출발선에 있다가 시작하는게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코스를 확보하려고 제각기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출발신호가 떨어지면 튀어나간다. 어디있든 상관없지만 출발신호가 떨어진 뒤 2초내에 출발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실격.

입장료는 200원. 각 레이스마다 100원에서 5만원까지 단승(1위선수 1명적중) 연승(1,2위선수 중 1명 적중) 복승(1,2위 선수 2명 순위관계없이 적중) 쌍승(1,2위 선수 순위까지 적중) 등 4가지 방식으로 베팅할 수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운영본부 031-790-8114(www.motorboat-race.or.kr)

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