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에서 50m 자유권총은 취약 종목으로 꼽힌다. 훈련 여건이 미흡하고 화약총이라 공기총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비가 워낙 많이 들어 쉽게 접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지방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인근에 사격장을 찾기가 힘들어 총 한번 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을 뚫고
‘신세대 총잡이’ 박지수(18·충남체고 3년·사진)가 한국 권총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올랐다.
10일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제48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주니어 50m 자유권총. 박지수는 550점을 쏴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데 앞장섰다. 한승우(경남대·543점) 박진구(한국체대·524점) 등 대학생 형들보다 나은 기록을 낸 박지수를 앞세운 한국은 합계 1617점을 마크, 1위 우크라이나(1627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7일 벌어진 10m 공기권총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건 박지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3번째 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이 세계대회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사상 처음.
동수원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총을 잡은 박지수는 뛰어난 격발 감각과 집중력을 앞세워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기 시작했다. 올해 이미 고교대회 3관왕에 올랐으며 3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1차선발전 이 종목에서는 560점으로 한국 주니어신기록도 세웠다. 고교 졸업반으로 대학팀의 스카우트 공세를 받고 있는 박지수는 “세계 대회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며 “넓은 무대에서 오래도록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티(핀란드)〓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