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도 축구바람이?’
9일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아마 축구장에 잘못 온 줄 착각했을 수도 있었다.
원정팀인 LG응원단이 있는 3루쪽 스탠드에서 2002월드컵때 전국민을 흥분시킨 ‘오 필승 코리아’노래가 계속 흘러나왔다. 물론 ‘코리아’가 ‘LG’나 ‘트윈스’로 바뀌었을 뿐이다. 또 월드컵때 ‘오∼∼∼오 오 오…’란 멜로디로 국민들을 사로잡았던 ‘Go West’도 들렸다. 역시‘오∼’ 대신 ‘L∼G’로 바뀌어 있었다.
월드컵때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깨끗한 관중매너도 볼 수 있었다. 5회말 1사1루에서 2루에 있던 두산 홍성흔이 장원진의 우전안타때 홈까지 파고들다 우익수의 볼을 캐치해 태그하던 LG 포수 조인성과 부딪혔다. 온몸을 내던져 홍성흔을 아웃시킨 조인성은 홍성흔의 스파이크에 왼쪽 팔을 차여 고통스럽게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때 두산 팬들은 “조인성”을 외치며 그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양팀 팬들은 상대 선수가 멋진 플레이를 할 땐 큰 박수로 환호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