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하면 뭔가 다르다는 말은 최소한 프로야구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에 7번 나가 전패. 올해도 삼성은 최고의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7월 들어 충격의 7연패에 빠지며 넋을 잃었다.
9일 현대와의 수원경기는 올해 삼성의 부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7회초 3점을 보태 6-2로 앞선 삼성의 승리는 기정사실로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곧 이어 7회말 호투하던 선발 엘비라가 집중타를 맞고 3실점하자 믿고 맡길 만한 불펜투수가 없었던 게 치명타였다.
결국 선발요원인 배영수를 8회부터 올렸지만 삼성은 5-6으로 쫓긴 9회말 야수실책까지 겹치며 1사 만루의 위기를 좌초했고 박재홍 타석 때 배영수의 폭투로 동점을 헌납했다. 이어 박재홍이 고의 볼넷을 얻어 계속된 1사 만루에선 심정수 타석 때 포수 진갑용의 패스트볼로 눈앞에 뒀던 승리를 날려버렸다. 끝내기 패스트볼은 프로 통산 5번째 진기록.
▼관련기사▼
- [라커룸]여기 야구장이야? 축구장이야?
대전에선 백인천 감독 취임 후 16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다시 5연패의 늪에 빠진 롯데가 ‘돌아온 에이스’ 염종석의 부활투에 힘입어 귀중한 1승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마치 92년 한국시리즈를 다시 보는 듯했다. 당시 신인왕에 오르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염종석은 6회 1사까지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그 해 다승 구원왕을 석권했지만 한국시리즈 불운에 울었던 송진우와의 선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송진우는 6이닝 9안타 6실점으로 부진.
LG 만자니오와 두산 레스의 외국인 에이스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잠실경기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LG가 2-1로 승리했다. 만자니오는 7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막았고 ‘불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상훈도 9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긴 했지만 3루수 이종렬의 호수비에 힘입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8세이브째(4승)를 올렸다.
문학경기는 난타전 끝에 선두 기아가 SK에 7-6으로 승리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